직감이 틀리지 않았으나 후회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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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안부를 묻기 위해 매주 안성으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날의 발걸음은 더욱 무거웠더랬습니다. 유독 서럽게 우시던 어머니 모습이 눈에 밟혀서입니다.
"기저귀 때문에 요로 감염이 온 것 같아요. 봐주세요."
제 요청은 전문가라는 그들의 매너리즘 앞에 묵살당했습니다.
"육안으로 보니 괜찮다"
성의없는 말로 덮어버린 일주일. 그 시간은 어머니에게 지옥이었을 겁니다. 혈뇨가 터지고 나서야 마주한 진실은 참혹했습니다. 몸속에 자라난 결석들. 그 날카로운 통증을 참아내며 어머니는 홀로 울고 계셨던 겁니다.
둘째 오빠와 함께 병원으로 모시고 가서 온갖 검사를 받게 했습니다. 콧물과 눈물로 뒤범벅이 된 채 검사실을 오가는 저를 보며 사람들은 혀를 찼을지도 모릅니다.
검사 과정에서 어머니가 겪는 고초를 보며, "그냥 두는 게 낫다"던 둘째 언니의 냉정한 조언이 틀린 말만은 아니었음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모시고 오길 잘했습니다. 적어도 "왜 우시는지" 그 이유는 알았으니까요.
지금 어머니는 격리된 병실에서 홀로 싸우고 계십니다.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입니다. 기력이 쇠하여 수술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제발 통증만이라도 멈추어 주기를. "불쌍한 인간"이라 자책하던 그 목소리가 편안한 숨소리로 바뀌기를 간절히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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