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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삶, 그 숭고한 역사를 기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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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5-11-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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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을 집필하다 보면 많은 어머니를 만납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가슴을 저미게 하는 건, 평생을 없이 '가족'을 위해서만 사셨던 어머니들. 바로 우리네 어머니입니다. 누구라도 그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그분들께 위로가 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정작 제 어머니께는 충분히 그렇게 하지 못한 걸 가슴 깊이 후회하며, 만나 뵙는 어머니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눈물을 흘립니다.

 

세상의 어머니들이 그래셨듯이 저의 어머니도 가족을 위해서만 사셨던 분입니다.

 

층층시하 열세 식구의 끼니와 일 년에 열한 번 치르는 제사, 일곱 남매의 뒷바라지까지. 어머니의 손은 밭일로 늘 까맣게 터 있었고, 등은 펴질 날이 없었습니다. 빈 쌀독을 긁어 남편 밥상을 차리고 당신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아이들 옷을 짓느라 밤을 지새우며 행복해 하셨던 분입니다.

 

어머니에게 삶은 노동이자 기도였습니다. 밥상 앞에서도, 남은 음식을 거둘 때도 습관처럼 성호를 그으며 감사 기도를 올리셨던 어머니. 정작 당신은 고단한 몸을 푹신한 이불에 뉘어보지도 못하고, 쪽잠을 자며 새벽을 여셨습니다.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고도 더 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시던 그 마음을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자식 농사가 끝나면 쉴 수 있을 줄 알았건만, 어머니는 칠십이 넘도록 손주들을 업어 키우고 딸네 살림을 도맡으며 또다시 헌신하셨습니다. "이제 좀 쉬려나 했더니 칠십이구나하시던 탄식 속에 담긴 회한을 그때는 미처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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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구순(93)을 넘기신 어머니를 보며 생각합니다. 그토록 모진 세월을 버티게 한 힘은 건강이 아니라, 자식을 향한 차마 거절 못 할 사랑이었음을. 자식들을 위해 기꺼이 한 알의 거름이 되어 썩어지신 어머니. 그 희생 덕분에 우리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분들의 삶은 누구에게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흩어지고 맙니다.

 

우리가 부모님의 자서전을 남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계처럼 일만 하다 스쳐 지나가 버린 그 세월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그 삶이 얼마나 위대하고 숭고했는지를 활자로 증명해 드리는 일. 그것이 남겨진 자식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보은(報恩)이자 효도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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