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인간이여"… 아기 새가 된 어머니의 통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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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2022년의 그 봄날을 기억하세요? 코로나라는 지독한 역병 때문에 유리창 너머로만 뵈어야 했던 우리가 드디어 손을 맞잡던 날이었습니다.
면회실로 들어오시는 엄마는 너무나 작아져 있었습니다. 마치 둥지를 잃은 아기 새처럼, 앙상하고 가벼워진 몸. 하지만 "나 누구야?"라는 물음에 "내 딸이지!" 하고 가슴을 치시던 엄마의 눈빛만큼은 여전히 맑고 깊었습니다.
그때 복지사님이 "오늘 어르신 컨디션이 정말 좋으시다"고 했을 때, 저는 엄마가 저를 기다리느라 온 힘을 다해 정신을 붙들고 계신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엄마, 저는 그날 당신의 눈물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고, 휠체어에 묶인 채 발버둥 쳐야 했던 그 처절한 순간. "원래 그러신다"며 무심하게 돌아서던 사람들 앞에서 엄마는 무너져 내리셨지요.
"불쌍한 인간이여… 불쌍한 인간이여…."
엄마가 토해내듯 뱉으신 그 말씀이 제 가슴에 대못처럼 박혔습니다. 평생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셨던 당신의 삶이, 어쩌다 스스로를 '불쌍한 인간'이라 연민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을까요. 화장실조차 마음대로 못 가는 당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우시던 모습에,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었던 못난 딸은 같이 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엄마, 밤마다 그날의 기억이 저를 괴롭힙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묶인 복대도, 야속한 육체의 굴레도 없이 편안하시길…. 나의 가엾은 어머니, 사랑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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