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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서 나를 읽는 책의 작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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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5-12-0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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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었다고 하면, ‘박학다식(博學多識)'하다거나 ‘인격적으로 완성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책을 읽은 사람’의 아우라(Aura)를 갖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지식의 양을 논하는 것이 아닙니다. 책 속의 타인이 되어 살아보지 않은 생을 대리 체험하고,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자아’라는 내면의 우주를 무한히 확장해 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정신적 깊이입니다. 독서는 내 삶에 수만 가지의 선택지를 부여하고, 생각하는 대로 살 수 있게 하는 주도권을 쥐여줍니다.


한편으론,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정작 ‘나’라는 책을 읽지 못한다면 우리는 영원한 미아일 뿐입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은 이 서늘한 진실을 우리에게 묻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광야에 내던져진 리어왕의 절규입니다. 


“누가 내가 누구인지 말해줄 수 있는가?” 

“당신은 리어의 그림자일 뿐이야.”


그 처절한 자문에 돌아온 답은 서글픈 진실이었습니다. “나는 늙고 노망난 노인에 불과하다”는 뒤늦은 자각. 내면과 외면이 충돌하는 그 거대한 폭풍 속에서 리어는 비로소 껍데기를 벗어던진 ‘실존적 자아’와 마주합니다.


우리는 흔히 이를 비극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 채 사는 것이야말로 진짜 비극 아닐까요? 고통을 통해 자신을 객관화하고, 비로소 자기 연민과 성찰의 거울 앞에 서게 된 리어의 결말은,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구원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고통을 회피하려 하지만, 고통을 끌어안고 직면할 때 불행은 ‘성찰’이라는 이름으로 승화됩니다. 이 성찰의 과정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하는 도구가 바로 ‘자서전’입니다.


지나온 삶의 여정을 돋보기로 들여다보십시오. 우리가 살아온 하루하루는 그저 무의미하게 흩어진 ‘점(Dot)’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펜을 들어 그 점들을 연결하는 순간, 삶은 하나의 유려한 ‘선(Line)’이 되어 비로소 맥락과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자서전 쓰기는 파편화된 기억을 모아 ‘나’라는 고유한 서사를 직조해내는 작업입니다.


글을 써본 적이 없어 망설여진다면, 대필이라는 조력의 손길을 잡는 것도 훌륭한 방법입니다. 작가와의 심층 인터뷰는 단순한 질의응답이 아닙니다. 내면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또 다른 자아를 흔들어 깨우는 공명의 시간입니다. 타인의 질문에 답하며 감정이 요동치고, 그 파동 속에서 우리는 깊이가 다른 치유를 경험하게 됩니다.


세상에 나만큼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 내가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방법은, 내 삶을 기록하는 것뿐입니다.


“진정한 책은 내가 읽는 책이 아니라, 나를 읽는 책이다.” 


어느 사상가의 말처럼, 이제 타인의 활자를 읽는 독자에서 나를 읽는 책을 집필할 때입니다. 흩어진 점들을 이어 선으로 만드는 그 거룩한 작업이, 잊고 살았던 자신만의 우주를 다시금 눈부시게 밝혀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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