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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 순간, 유일하게 허락된 수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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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회 작성일 25-12-0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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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아련한 고향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흙먼지 날리는 신작로, 해 질 녘 밥 짓는 냄새, 그리고 그 안에서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부대끼던 정겨운 얼굴들…. 


이 아릿한 추억들이 소환될 때면, 우리는 비로소 ‘나’라는 존재의 뿌리를 확인하게 됩니다.


참 이상하지요? 숨 가쁘게 흘러가는 현실보다, 박제된 기억 속의 내가 더 선명한 ‘나’로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인간이라는 존재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간과 인연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층’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홀로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나를 둘러싼 사회, 이웃, 친구, 가족…. 수많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으며 비로소 지금의 ‘나’로 빚어졌습니다. 그러니 내 안에는 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스쳐 간 모든 인연이 내 영혼의 세포 하나하나를 구성하고 있는 셈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 특히 자서전을 쓴다는 것은 이 기억의 지층을 탐사하는 ‘영혼의 고고학’입니다. 흙 속에 묻혀 있던 사소한 에피소드들을 발굴하다 보면, 나를 둘러싼 소중한 인연들을 재발견하게 됩니다. 그때의 가슴 저린 울컥함은 우리가 서로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된 존재인지를 증명합니다.


인간은 관계를 먹고 자라는 감정의 동물입니다. 그렇기에 ‘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은, 나와 마주한 또 하나의 생명체를 동등한 인격체로 바라보며 진심 어린 관계를 맺는 일일 것입니다. 우리가 죽음 앞둔 순간에 떠올리는 얼굴들이 결국 ‘사랑했던 사람들’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먼 여행을 떠날 때,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빈손으로 왔듯 빈손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허락된 수하물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랑했던 기억’입니다. 타인과 맺었던 따뜻한 관계의 추억만이 영혼의 주머니에 담길 수 있습니다.


그 소중한 기억들을 어떻게 정리하여 가져갈 것인가. 이 마지막 숙제를 푸는 방법은 펜을 들어 당신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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